보스톤의 2000년 4월

비가 내린다. 아침에는 눈이 왔었다. 4월이 다지나간 봄인데 말이다. 누군가 보스톤이란 갈대처럼 또는 여자마음처럼 변덕이 심한 곳이라고 했다. 불과 몇 주 전만해도 반 팔 셔츠를 입고 다닐 정도로 더웠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지금은 비도 내리고 날씨도 몹시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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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려 도서관으로 향하면서 어색함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마치 남의 집을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얼마 전에 한국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다는 말이 귀에 맴돌면서 처음 대하는 얼굴들이 도서관에 앉아서 낯선 손님을 쳐다보는 장면이 머리에 그려진다. 쑥스럽다. 이곳에 와 본지가 아주 오랜 옛날 같았다. 그러나 막연하게 오늘 해야될 업무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도서관으로 향하게 한다. 40파운드 쌀자루만한 가방을 한 손에 들고 비를 맞으면서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참 어제는 동찬이란 학생을 만났다. 로웰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총각이다. 경북대를 나왔다고 했는데 대화하는 과정에서 서울대에 대한 열등감과 서울대 우월주의에 빠져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회 속에서 무리 일으키지 않고 순응하며 살겠다는 단순한 의식을 갖고 있다. 딸들 많은 집에서 독자로 자라서 그러나 아니면 순종형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그런가? 그러나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이 많은 것을 보면 “한국이라는 사회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을 갖게 한다.